자유게시판
2026.11.08 01:09

얼굴도 모른 채 사랑했던 그 시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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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품하는중 5시간 전 2026.11.08 01:09 새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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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 부산 살던 나랑 인천 살던 그녀가 인터넷 유머 사이트 댓글로 엮였음. 처음엔 댓글 몇 개 주고받는 사이였는데 어느새 메신저 아이디까지 교환하고 슬금슬금 가까워졌어.

얼굴도 목소리도 제대로 모르는 채로 사랑을 시작했지. 매일 메신저랑 문자로 하루를 나누고 별거 아닌 얘기에도 웃고 서로 일상이 궁금해서 난리였음. 지금 돌아보면 순수하기 짝이 없고 서툴렀는데 그땐 진짜 진심이었어.

그러다 결국 만나는 날이 왔는데, 글자로만 보던 사람을 실제로 마주한 순간이 지금도 생생함. 같이 걷고 얘기하고 시간 보낸 그날이 황홀했음. 오래 상상해온 만남이라 더 특별했나 싶기도 하고.

근데 우리는 너무 어렸고 부산-인천 거리는 생각보다 멀더라. 마음만으론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있었고 결국 헤어졌어. 그렇게 끝.

그리고 20년이 흘렀음. 나는 결혼했고 서로 소식 모르는 남이 됐지. 근데 이상하게도 많은 사람을 만나고 추억을 쌓아도 가끔 그 시절 그녀가 문득 떠오름. 얼굴도 모른 채 시작한 풋풋함, 매일 기다리던 메시지, 한 번의 만남이 남긴 그 황홀함.

돌아가고 싶은 것도 뭘 되돌리고 싶은 것도 아님. 그냥 그때 내가 누군가를 참 순수하게 사랑했었다는 게 가끔 그리울 뿐. 20년 지난 지금도 생각나는 걸 보면 짧았던 인연이 결코 짧은 추억이 아니었나 봄.

"지금은 잘 지내고 있겠지. 어디서 누구랑 어떤 하루 보내고 있을까. 다시 만날 일은 없겠지만 가끔 궁금해. 나한테 그 시절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듯, 너한테도 그때의 내가 잠깐이나마 좋은 기억이었으면"

아아.....순수한 그시절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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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생일기님의 댓글

자취생일기  5시간 전

아아.....순수한 그시절이여 ....

2026-11-08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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